[자유수다] 전설의 합격자 이지윤의 합격수기
- 작성자
- 손준호
- 작성일
- 2017-03-24 14:03:07
- 조회
- 7800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5년 국가 세무직 9급, 지방행정직 9급(광주광역시), 서울행정직 9급 시험에 합격해 현재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먼저 수험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종종 정책브리핑의 합격수기를 읽곤 했었던 수험생으로서 이렇게 합격수기를 쓸 수 있다는 것에 큰 영광입니다.
저는 남들보다 수험기간이 짧지 않았고, 지극히 평범한 머리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이 합격수기는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합격수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책상 위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용기를 내어 저의 수험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
저의 친척들 중에는 공무원이 많습니다. 군인, 기술직, 일반행정직 등 다양한 직렬에 계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스무 살 때 법학과에 진학한 후 학우들이 공무원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특히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찾아와 공직생활에 대해 얘기해 줄 때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언론에서 표현하던 무사안일의 공무원들의 모습과 달리 민원인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배들의 모습에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지니고 있다가 다른 친구들이 취업에 뛰어들었을 무렵, 저는 공무원 수험생활을 시작하기로 다짐했습니다.
♣ 전반적 수험생활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험기간이 3년 반으로 남들보다 길었습니다. 요새는 워낙 경쟁도 치열하고 잘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주위에 동기들만 보아도 1~2년 내에 합격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험기간이 긴 분 중에 저의 수기를 보시는 분이 있다면 저는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몸과 마음은 피폐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살이 10kg이나 늘어 여성으로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스트레스성 장염을 달고 살았습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마음의 변화였습니다. 수험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저보다 출발이 늦던 친구들도 하나 둘씩 취업에 성공하고, 공무원 시험에도 턱~하니 합격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언젠가 그런 친구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격려하는 게 아니라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축하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제 자신이 메말라가고 피폐해져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합격하고 나니 그 동안의 고생을 보상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렵게 일궈낸 결과라 누구보다 더 값지고 감사했습니다. 주변에서 제가 어렵게 공부했던 걸 알기 때문에 축하도 배로 받았던 것 같습니다.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도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공직생활을 하다보면 수험생 때 공부하면서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 정말 많고 다양한 일들을 하기 때문에 회의감이 밀려올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수험생활이 남들보다 길고 고생스러웠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앞으로 공직생활을 하면서 위기가 닥치거나 슬럼프가 찾아올 때 좀 더 잘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전반적인 공부 스케줄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전 : 영어 하프모의고사(틀린 문법 기본서로 체크 및 독해분석)+국어스터디(기본서)
오후 : 암기과목 기출(틀린 기출문제 체크)+기출 푼 부분 기본서
저녁 : 취약과목 스터디(기본서)+영어단어
♣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선재국어 기본서(1권과 4권만 봄), 재정국어 기출문제집+스터디 활용)
국어는 매일 조금씩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침에 출석스터디 겸 국어스터디를 활용하게 됐습니다. 국어기본서를 바탕으로 외래어, 표준어, 한자성어 등 항목별로 진도표를 만들어 활용했습니다. 처음에 기본서만 보는 것도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나중에는 회독수가 늘어서 노량진으로 가는 지하철 40분 동안에 진도를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가 끝난 후에는 그날 봤던 범위의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의 회독수가 늘수록 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저는 공무원 시험에서 국어와 영어의 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급의 경우, 선택과목 조정점수로 인해서 필수 3과목(국어, 영어, 한국사)의 점수 비중이 많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어는 모든 시험의 첫 장부터 시작되는 과목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무슨 문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아야 난이도가 어렵더라도 다른 과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선재국어 서울시 자료집을 보기는 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수험생활을 되돌아보니 기존에 본 내용을 잘 정리해서 봤더라면 ‘점수가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이리라 영어 기본서, 이리라 영어 기출문제집, 이리라 달달달 영문법 요약서, 조은정 하프모의고사, 박지나 영어 단어집)
영어는 가장 많이 고생한 과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능과 토익을 했었기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영어가 발목을 잡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첫 해에 본 시험에서 과락을 겨우 넘겼고, 다음 해 역시 시험에 떨어진 주원인은 영어 점수의 부족이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려면 영어는 80점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다져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 3과목 중 하나이기도 하고, 다른 수험생들이 영어에서 놓치는 점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잡아놓으면 합격을 하는데 좀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저는 첫 해에 모 강사의 기본서를 봤었는데 저와 맞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7급 준비생들이 많이 본다는 기본서였는데 제가 알고 있는 영어가 이 영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문법이 너무도 생소하게 느껴져서 책만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이후 저는 최대한 문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봤고 쉽게 가르쳐준다는 강사님의 강의를 찾아 듣게 됐습니다.
이리라 선생님께서 공무원 시험의 문법 포인트를 잘 짚어주셔서 강의를 들으면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이리라 선생님의 이론 강의를 들으면서 해당 기출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이리라 선생님께서 독해를 읽을 때 주어 동사 끊어 읽는 방법, 쓸모없는 수식어구를 괄호로 묶어주는 법을 알려주셔서 혼자서 독해공부를 할 때에도 문장구조를 이와 같이 정확히 분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다이론서와 기출 회독이 어느 정도 되자 응용이 필요했습니다. 영어는 같은 문법 포인트가 출제되더라도 다른 지문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새로운 문장을 만날 때도 당황하지 않는 연습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하프모의고사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시간에 스터디를 마친 후 독서실 책상에 앉아 하프모의고사를 풀고, 채점하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하프모의고사를 저는 200프로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문제를 단순히 풀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늘 문제로 나왔던 문법 포인트를 기본서나 문법요약서로 찾아 세부사항들까지 다시 암기했습니다. 그리고 독해(5~6문제) 지문을 문장 하나하나 분리해서 해석해보고 왜 답이 이것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하면서 주제문을 찾아 형광펜으로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많은 강사들이 하프모의고사를 하고 있는데 어느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모의고사는 새로운 지문을 만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능력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기본서 암기와 문장구조 분석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풀다가도 결국에는 기본서로 돌아와 암기해야 하고,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어 빠르게 푼 독해문제도 나중에는 문장 하나하나 구조를 뜯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영어단어를 외워야합니다. 사실 이런 것까지 알아야 될까 싶을 정도로 생소한 영어단어를 왜 외우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어단어를 외우지 않고서는 고득점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영어단어 단독으로만 출제되는 문제가 최소 2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시 영어의 경우 3~4 문제가 출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문제라고만 해도 10점인데 실수를 최소화해야하는 공무원 시험의 성격상 중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두 문제를 버리고 속 편하게 생각한다고 해도 평소에 영어 단어에 소홀하게 되면 영어의 전반적인 감각이 둔해지고 문제를 풀어봐도 자신감이 뚝 떨어집니다. 영어 단어의 경우, 박지나 선생님의 기본서 4권에 있는 영어단어를 수십 번 반복해서 암기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메신저 스터디를 활용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봐야 하는 영어 단어나 국어 같은 과목은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사(윤승규 기본서, 전한길 기출문제집, 윤승규 국사 요약서)
저는 선천적으로 암기 DNA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국사 기본서를 보고 경악했습니다. 이 많은걸 외워야 하다니 공무원 시험을 포기할까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의 국사점수 저조 원인은 국사의 그 방대한 분량을 통으로 암기해야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한 부담감이었습니다.
저는 국사기본서로 다소 방대하게 공부를 하다가 요약서 강의를 듣고, 이론이 압축이 되면서부터 회독수를 늘려갔습니다. 국사 기출문제를 풀면서 깊게 들어가는 부분은 반드시 기본서로 다시 돌아가 꼼꼼히 내용을 봤습니다. 그리고 국사는 결국 시험장에서 몇 초 안에 생각나느냐 안 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암기를 할 때도 다소 요령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붕당정치 같은 경우에는 노래를 만들어 외운다던지, 무갑기을(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자사화)… 이렇게 두문자를 따서 외운다던지, 자신이 아는 단어와 연상을 해서 암기하던지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행정법 및 행정학(써니행정법 기본서+써니행정법 기출문제집+써니 판례집, 김중규 행정학 기본서+김중규 행정학 기출문제집)
행정법과 행정학은 2주 회독을 기초로 번갈아가며 오후 시간대에 봤습니다. 일단 행정법의 경우, 써니행정법 기본서를 바탕으로 범위를 나눠 기출문제를 풀고, 해당 기본서를 꼼꼼하게 암기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부족한 날에는 기본서에 있는 날개OX 문제만 푼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 막판에 들었던 최신판례 강의가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행정법에 다양한 이론들과 판례들이 있지만 결국 시험장에 가서 보면 4개의 지문 중 2~3개는 판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험장에 가서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서에 있는 판례들을 거의 암기하다시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서에 있는 판례들을 하나로 모아서 빠르게 볼 수 있는 판례집을 시험 2주 전부터 꼼꼼하게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행정학은 기출을 기본으로 기본서를 공부하는 방향으로 했습니다.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행정학의 경우, 범위가 특히 광범위해 기본서만 순서대로 암기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단 기출을 풀고 포인트가 무엇인지 보고 기본서에서 빈출되는 부분을 위주로 공부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시험 막판에도 거의 기출을 중심으로 정리해갔습니다. 평소에 문제를 풀다가 암기해야할 부분이나 문장들을 기출문제에 옮겨적어 놓고 시험막판에 달달달 암기해 갔습니다.
♣ 그 외 공부팁
· 일주일에 하루는 푹 쉬어라.
· 푹 쉬지 못한다면 늦잠이라도 자고 시작해라.
· 스터디는 친목을 도모하지 않는 오로지 공부를 위한 목적으로 만난 스터디를 활용하고, 친목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면 과감히 나가라.
· 애인이 있다면 굳이 헤어지지 말고 애인이 없다면 굳이 만들지 마라.
·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싶다면 가급적 같은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을 만나라.
· 설이나 명절 때는 그냥 푹 쉬어라(매년 책 바리바리 싸서 내려가 봤는데 한 번도 펴본 적 없습니다. 마음만 불편해질 뿐 차라리 푹 쉬면서 계획을 다시 짜보는 게 낫습니다).
· 면접을 소홀히 하지 마라(특히 국가직은 우수와 미흡을 비율에 따라 확실하게 주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블라인드라서 필기성적이 매우 우수한데도 떨어지는 경우, 커트라인에 겨우 들어간 분이 붙는 경우 등을 많이 봤습니다. 열심히 해서 필기까지 됐는데 면접에서 떨어지면 너무도 속상할 것 같습니다).
♣ 마무리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많은 일들을 겪은 것 같습니다. 수험생이라 조그만 일에도 큰 기쁨을 느꼈지만 그만큼 조그만 일에도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울고 웃고 잠시 주춤하더라도 마음속에 새겨둔 합격이라는 단어를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에는 주말에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잠을 자더라도 ‘합격을 위해서 잠시 쉬는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밥을 먹을 때도 온통 합격만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합격이라는 중심축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잠시 방황하고 슬럼프가 오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공부하면서 슬럼프가 찾아오지 않는 수험생은 없으니까요.
다만 그 중심축만 잘 잡으면 남들보다 빨리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서울시 면접스터디를 준비할 때 스터디원 중 한 명은 매일 드림일기장에 ‘합격’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합니다. 일기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일 마음속에 합격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이 합격수기를 읽으신 모든 분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출처] [공무원 합격수기] 국가직 세무직 9급 : 생활의 모든 중심을 ‘합격’이라는 목표로~|작성자 인사혁신